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을 읽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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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Kiss Digital N (33mm, f/4.5, 1/20 sec, ISO200)

몇 달전에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을 읽고서 잠시 쉬었다가 이번에 신을 다 읽었다. 읽을수록 책을 손에서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도 읽고, 점심 시간에 식당에 가서도 읽고, 퇴근해서 집에서도 읽고….4일정도 신에 푹 빠져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은데, 나는 이 분의 팬이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에서 상상력있는 글들이 뿜어져 나오는 것에 반했다. “나무”라는 책에서 이런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이번 소설에서 주된 소재는 각종 신화, 종교, 역사다. 인물 및 배경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지만, 이야기 자체는 새롭게 느껴졌다.

이번 소설 신에서는 우리나라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주인공이 담당했던 영혼이 한국인 소녀로 환생을 했는데, 그 소녀의 할머니가 일제 강점기 당시 위안부였다. 이 소녀는 제일 교포로 나오는데, 학교에서 조센징이라는 놀림을 받는다. 일제 강점기, 6.25 전쟁 등 우리나라의 근대 역사에 대해서도 나온다.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이 생각났던 것들이 있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와 Black and white 라는 게임이다.

창조주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가지는 것에서 프로메테우스 영화랑 시작이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나중에 하나씩 되짚어 가면서 아하! 했던 기억이 난다.

Black and white 라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신이 되어 문명은 건설하는 게임이다. God Game의 창시자인 피터몰리뉴라는 대가가 만들었다. 이 분은 미국에서 3대 게임 개발자로 불리우기도 한다. 소설에서 신 후보생들이 신이 되기 위해서 연습용 행성에서 각자 하나의 부족을 맡아서 경쟁을 한다. 이 부분이 Black and white라는 게임과 정말 비슷했다. 부족을 상징하는 동물, 종교, 기적 등등 작가가 이 게임을 알고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안 읽고 쌓아두었던 책을 읽고 나니 밀린 숙제를 한 것 같다. 그리고, 읽었다는 증거로 이렇게 글도 짧게나마 남기니 개운하다. ㅋㅋㅋ

목공 수업 3개월째 – 식탁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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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부터 성신여대 정문 앞에 있는 아빠손나무 스튜디오에서 목공을 배우고 있습니다. )

목공 수업 3개월 차에는 만들고 싶은 것을 정해서 만드는 과정입니다.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아기 엄마에게 물어봤습니다. 집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별 망설임 없이 나오는 대답은 “식탁”이었습니다.

잠시 “식탁” 이야기를 해봅니다. 아기 엄마에게 “식탁”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결혼 전 신혼살림을 준비할 때, “식탁”은 여자의 로망이었습니다. 작은 신혼집에 식탁을 넣을 공간이 없었음에도, 2인용 식탁이라도 사면 안 되겠느냐며 어떻게든 식탁을 사고자 하는 시도를 했었습니다. 신혼집 공간이 작은 관계로 결국 식탁 구매는 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 몇 년 뒤 이사를 하면서 사촌 누님이 사용하던 식탁을 물려받았었습니다. 그래도 식탁이 생겼다고, 좋아하면서 예쁜 식탁보와 유리를 맞춰서 나름 예쁘게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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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만 제대로 찍어둔 사진이 없네요.

어떤 식탁을 원하는지 좀 더 물어보았습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형태이고, 그 구멍을 옛날 창호지 문의 창살 같은 형태를 이야기하더군요. 그 위에 지금 식탁 위에 있는 유리를 재활용하자는 것을 덧붙였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도면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식탁 위에 있는 유리를 재활용하기 위해서 기존 식탁의 크기를 측정했습니다. 기존 식탁이 직사각형이 아닌지라, 얼추 맞겠다 싶은 정도로 크기를 정했습니다.

다리는 첫 번째로 만들었던 미니 상과 유사한 구조로, 상판은 가운데 공간이 비는 형태로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도면을 그렸습니다.

기존 식탁 유리의 크기를 얼추 측정해서, 만들어질 식탁 전체 크기를 정했습니다. 식탁 다리의 도면은 식탁의 크기를 고려해서 미니 상의 구조를 나름 개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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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다리 도면

식탁 상판은 가운데 창살 무늬가 들어갈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상판의 결합 포인트는 나무 2장을 얹어서 짜맞춘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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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상판 도면

식탁 상판 가운데에 들어가는 창살은 나사못 결합으로만 가능한 형태로 설계했습니다. 차후 짜맞춤 기법이 가능하게 되면 교체를 할 수 있게 상판과 창살은 고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창살 부분은 넣었다 뺄 수 있는 형태로 나중에 손쉽게 디자인을 바꾸는 것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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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상판 가운데 창살 도면

도면이 완성되어 필요한 나무의 크기와 수량이 산출이 되면, 목취도를 그려 집성판재가 얼마나 필요한지 계산을 합니다. 다행히 상판 가운데가 비어서 인지, 집성판재 1장으로 식탁을 만들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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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취도

도면과 목취도가 완성되어 목재 재단을 요청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재단된 부재들을 수령 후, 도면을 참조해가면서 부재 결합 위치 및 피스 위치를 표시합니다. 가조립을 통해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표시했는지를 꼼곰하게 확인 합니다. 부재에 선 표시가 완료되면 부재 결합 작업에 들어갑니다.

각종 클램프를 이용하여 부재를 고정 후, 꼼꼼하게 피스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식탁을 조립합니다. 실수하지 않게 차분하게 피스 결합 전에 문제가 없는지 재차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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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다리 완성

식탁 상판의 경우 원목의 특성 상 다소 어긋날 것을 예상해서 도면에 표시된 것보다 약간 크게 재단을 했습니다. 상판 조립이 끝나면 모든 바깥쪽 면에서 크게 재단된 크기를 잘라냅니다. 상판의 바깥면이 깔끔하게 정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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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상판 및 창살 완성

조립이 끝나면 피스 결합으로 생격난 구멍을 목봉과 본드를 이용해서 메꿔줍니다. 그리고 사포작업을 통해서 거친 부분을 다듬습니다. 이제 마감 작업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번 마감 작업으로는 천연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AURO 투 인 원 오일-왁스 클래식 No. 129” 제품을 골랐습니다. 천연 오일 마감과 왁스 작업을 한번에 할 수 있어 고급스럽게 마감이 된다고 하길래 비싸더라도 구입해서 사용해봤습니다.

도색을 위해서 제품을 개봉하니 오렌지 냄새로 공방이 가득찼습니다. 오렌지 오일도 섞여 있다고 합니다. 천연 오일이라고 해서 참기름을 떠 올렸는데, 물과 비슷한 정도로 찰랑 거렸습니다. 붓을 칠하면서 붓자국에 대한 걱정없이 막 칠해도 되는 제품이더군요. 칠하고 1시간 정도 지나니, 표면이 끈적끈적하게 되더군요. 이 때 1000방 사포로 문지릅니다. 폴리싱이라는 작업으로 표면의 광을 내주는 작업입니다.

다음날 완전히 건조한 것을 확인 후, 1000방 사포로 표면을 매끄럽게 정리해줍니다. 색상은 밟은 노란색 정도로 보이고, 표면은 정말 고급스럽게 매끈한 느낌입니다. 비싼 마감 재료답게 돈 값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번더 붓으로 칠해주고 1시간 정도 지난 후, 폴리싱 작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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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오일, 왁스 마감

2차 도색까지 완료 되니, 글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는 정말 고급스러운 마감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1000방 사포르 매끄럽게 표면을 정리 후, 집으로 들고 왔습니다. 공방 선생님의 도움으로 집 앞까지 편안하게 식탁을 가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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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식탁 교체 완료.

아기 엄마와 애들이 많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가운데 뻥 뚫린 식탁이 신기한지 손으로 만지고, 식탁 밑으로 들어가서 살펴보기도 하더군요.

이렇게 해서 “식탁”은 완성이 되었고, 결혼 기념일 선물로 아기 엄마에게 선사했습니다.